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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 이제 술 못 마시겠네 술값이 비싸서.. - 토끼소주 추천

by 지현한 지현 2023. 1. 22.

신정 때 친구가 사 온 술에 푹 빠지게 되었다.

친구가 만나기 전에 토끼소주를 아냐고 물어봤었다.

내가 술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해박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외국인이 만든 소주라고 해서 외국인이 만든 소주는 어떤 점이 다를지 기대하면서 친구와의 약속을 기다렸다.

 

친구를 만나고 토끼소주를 처음 땄을 때 향을 맡고 너무 놀랐다.

소주의 역한 냄새가 안나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초록색 병에 들어있는 소주 (화학식 소주)를 전혀 마시지 못한다.

소주에 역한 냄새와 맛이 있기 때문이다.

소주 향을 맡으면 상당히 코 깊숙한 곳을 찌르는, 숨이 턱 막히는 냄새가 있다.

나는 그것이 그동안 알코올 특유의 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실험실 생활을 하다 보니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알코올 특유의 향이 아니다.

실험실에서 소독용으로 쓰는 70% 알코올은 공업용 100%에 가까운 알코올을 물과 섞어서 사용했는데 소주보다 훨씬 순도가 높은 알코올을 사용할 때에는 그렇게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가 없었다.

은은하게 취할 것 같은 느낌만 풍겨져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혀에서 거친 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초록색 소주와는 벽을 치고 살았다.

 

그런데 이 토끼소주는 역한 향도 거친 질감도 없었다.

향은 사실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약했고 질감은 매우 부드러워 술술 넘어갈 정도였다.

그리고 맛은 은은하게 단맛이었다.

 

 

또한, 토끼소주에게 가장 마음이 들었던 부분은 오로지 찹쌀, 누룩, 효모 같은 자연적인 것만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소주에는 감미료 같이 인위적인 화합물이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소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토끼소주는 찹쌀에서 나오는 은은한 단맛으로만 맛을 내니까 무장해제한 채 계속 마시게 되었다.

 

나는 화이트를 마셨는데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8BTQbkGhxSE)을 보니 화이트 외의 다른 종류의 토끼소주가 더 나은 평가를 받았고 개인적인 선호도도 그쪽으로 쏠렸다.

나는 굳이 도수가 높은 것을 좋아한다기보다는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화이트로도 충분할 것 같다.

 

문제는 가격이다.

가격이 화이트 한 병에 24,000원이다. 학생이 나에게는 살짝 부담스럽다.

하지만 품질과 오로지 찹쌀로 만들어진 증류주라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 증류주 계에서는 가성비도 매우 좋은 편일 것 같다.

(사실 증류주를 거의 마시지 않아서 가격 형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전혀 몰라 오로지 내 추측이다)

 

초록색 소주처럼 부어라 마셔라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술을 가끔 마시는 사람에게는 괜찮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손님이 왔을 때 드리면 아주 좋을 것 같다.

 

토끼소주 마시는 팁! 머그잔처럼 바닥이 넓은 잔에 꼭 마시기를 추천합니다. 소주잔에 부어 마시면 향이 전혀 없는 것 같지만 바닥이 넓은 잔에 따른 다음 조금 흔들어 마시면 은은한 향이 아주 잘 느껴진다

 

토끼소주를 추천해 드리는 분들

1. 화학식 소주의 역한 향을 좋아하지 않는다

2. 화학식 소주의 거친 질감을 안 좋아한다

3. 깔끔한 증류주를 원한다

4. 도수가 그리 높지 않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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